토월 대동아파트는 25층입니다. 어느 날 하루는 승강기가 고장이 나서 층계를 걸어다녀야 했습니다. 3, 4층도 승강기 타고 다니던 사람들의 불편함이란 말로 다할 수 없는 것이었지요. 나는 그날 24층 친구 집에서 모임을 갖기로 약속한 날이라, 걸어서 24층까지 올라갔습니다. 7층에서 한 아이가 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5층에서도 한 아이가 울고 있었습니다. 왜 우느냐고 물었더니 다리가 아파서 운다고 하더군요. 다리가 아파서? 초등학교 3, 4학년쯤 되어보이는 아이들이 다리가 아파서? 단숨에, 토끼처럼 펄쩍펄쩍 뛰어다닐 나이에 그까짓 7층, 15층 층계 오르는 것이 무어 그리 힘들다고 울고 앉았을까. 나는 24층까지 오르면서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대로 정전이 되거나 승강기가 고장이 난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아이들은 못살겠다고 야단이겠지요. 아파트 값이 반으로 뚝 떨어지겠지요. 25층까지 자장면이나 통닭을 주문하면 배달해줄 수 있을지…. 기계에 의존해 기계만 믿고 사는 우리, 정전만 되면 도시는 죽은 목숨입니다. 참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겁니다. 하루라도 안 먹으면 안되는 물, 하루라도 안 보면 안되는 텔레비전, 하루라도 안 열어보면 안되는 컴퓨터, 냉장고·전기밥솥·전자렌지…. 아, 생각할수록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기계와 전기 때문에 얻은 편리함만큼, 우리는 너무 많은 걸 얻었지만 많은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걷기보다 자전거를, 자전거보다 버스를, 버스보다 자가용을 편리하다 생각하고, 그렇게 사는 걸 잘산다고 생각하는 3월, 우리들의 얼굴입니다. - 서정홍, 시인 이 게시물을
설교 포인트
모든 직업과 역할은 하나님으로부터의 소명이다. 현재의 위치에서 충성스럽게 할 때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