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월정사를 지나 상원사 그리고 비탈진 아름들이 전나무 숲 길 따라 인적 끊긴 산 너머 홀로 머물러 홀연 세상을 벗어나려는 수행자의 토굴 신라 왕자가 수도승이 되어 터를 잡은 날로 오늘 1700년의 흐른 세월 세상의 바람은 이미 한점 남은 것이 없는 산정에 오직 마음에 묻어온 세상의 기억만이 아직 남아 산바람에 씻기고 있다. 하늘에서 내리는 봄 햇살에 산언덕은 발디딜 틈 없이 오색 들꽃 웃음으로 번지고 계곡과 계곡 사이 가득 채워진 고요 속에 자작나무 스치는 바람 소리가 잠드는 봄을 깨우는데 어디에선가 나타나 코 앞 나무 가지에 영혼처럼 앉아 유심히 내 눈을 응시하는 검은 윤기 흐르는 가마귀 전생의 망각 건너 어느 하늘에서 날아와 하늘이 열린 후 처음 찾은 이 낯선 신앙의 객을 바라만본다.<연> *시작 노트- 며칠 전 뜻밖의 만남으로 방문하게 된 오대산 서대의 홀로 머물러 정진하는 수도승의 너와집을 방문했을 때에 찾아든 정경을 글로 옮겼습니다. *사진-오대산 서대에서 만난 들꽃 이 게시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