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진흙덩이가 그렇듯 아름다운 그릇이 되어 왕궁의 식탁이나 부잣집 장식장에 오르는 것이 내 꿈이었다. 다행인 것은 우리들의 토기장이가 이 나라 최고의 장인이란 것이었다. 그가 만든 그릇들은 거의 다 왕궁이나 부잣집으로 팔려나갔다. 어느 날 토기장이가 나를 반죽하기 시작했다. 나는 흥분되었다. 멋진 그릇으로 태어날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이상했다. 그가 빚는 나의 모습은 이전과는 전혀 달랐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주둥이에 유난히 넓은 손잡이…. 나를 지켜보는 다른 진흙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난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불가마에서 나온 내 모습은 절망적이었다. … 그런데 그는 내가 완성되자마자 나를 품에 안고 어디론가 뛰어갔다. 도착한 곳은 어느 가난한 농부의 집이었다. 아무리 나를 이렇게 헐값에 팔려고 했어도 그렇지. … 차라리 바닥에 떨어져 내가 없어졌으면 했다. 그러나 농부를 보는 순간 난 너무 놀랐다. 그 농부는 두 손이 잘린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보통 그릇을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토기장이는 이를 알고 이 농부를 위해 손 대신 두 팔로 들 수 있는, 나처럼 생긴 그릇을 만들었던 것이다. 나를 붙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농부에게 토기장이가 말했다. “더 고마운 것은 나요. 내가 질그릇을 만들면서 이렇게 기뻤던 적은 처음이요. 이 그릇은 내 최고의 작품이요.” 토기장이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 나라는 사실을 난 그때 깨달았다. 나를 빚던 토기장이의 그 따스한 손길을 그제서야 느낄 수가 있었다. - 인터넷 다음(www.daum.net) 카페에서 이 게시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