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작가 루이제 린자의 소설 < 생의 한 가운데 >라는 작품을 읽어 보셨습니까?나는 오래 전에 이 소설을 읽었는데 그 내용 전개는 다 잊었습니다만 한 가지 잊혀지지 않는 대목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대목 때문에 이 소설의 제목이 < 생의 한 가운데 >라고 명명 되지 않았는가 생각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 니나 >는 신문에 연재 소설을 쓰는 인기 여류 작가입니다. < 니나 >는 < 하인리히 >라는 의사를 사랑합니다. 이 두 사람은 너무 너무 사랑합니다. 모든 사랑이 그렇듯이 이 두 사람의 사랑에도 폭우와 흙탕물과 견디기 힘든 고통의 어두움이 찾아옵니다. 두 사람은 헤어질 것을 결심합니다. 이 두 사람은 불행한 사랑의 결말을 끝맺음 하기 위하여 < 하인리히 >의 병원이 있는 그 어두운 도시에서 만납니다. 그 두 사람은 거기서 슬프고 아프고 고통스러운 別離를 경험합니다. < 하인리히 >는 그의 병원으로 돌아가고 < 니나 >는 마침 그 도시에 있는 그녀의 언니 집으로 돌아갑니다. < 니나 >의 언니는 그 사정을 알기에 아무 말도 않고 그 슬픈 사랑을 마감하고 돌아온 < 니나 >에게 따뜻한 방 하나를 준비해 주고 조용히 물러갑니다. 그 방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얼마후 가슴 저 깊은 속에서 울려나는< 니나 >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립니다. < 니나 >의 사랑 이야기를 소상히 알고 있는 언니는 자신의 어줍잖은 위로가 오히려 < 니나 >의 그 소중한 슬픈 사랑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침묵합니다. 한참이나 지났습니다. 사방이 캄캄하고 괴괴합니다. 다만 < 니나 >의 방에서만 불빛이 새어나옵니다. 그 언니가 인기척 내지 않고 < 니나 >가 묵고 있는 방에 가봅니다. < 니나 >는 책상에 엎드려 무엇인가 쓰고 있습니다. 언니는 아마 그 사람에게 마지막 편지를 쓰는 모양이구나 생각합니다. 그래야겠지, 쯧쯧 불쌍한 것!하고 자기 방으로 돌아갑니다. ... 새벽이 됩니다. 희끄므레한 여명이 보입니다. 그 언니가 일어나보니 그 때 까지도 < 니나 >의 방에는 불이 켜져있습니다. 언니는 < 니나 >의 방으로 갑니다. 인기척을 내었지만 아무 소리가 없습니다. 이상한 생각이 든 언니는 문을 가만이 엽니다. < 니나 >는 책상 위에 만년필을 쥔 채 엎드려 잠자고 있습니다. 책상 위 아래에는 무엇인가를 가득하게 쓴 종이장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습니다. 언니는 그렇기도 하겠지, 속에 있는 말을 다하자면 이 만큼도 모자라겠지 생각하며 널려진 종이장들을 차례대로 채곡채곡 정돈합니다. < 니나 >가 엎드려 누르고 있는 마지막 종이까지 살며시 빼내어 깔끔하고 반듯하게 책상 위에 놓습니다. 그 언니는 책상 위에 놓인 그 종이를 가만히 내려다 봅니다. 그 종이 위에 씌여진 글은 < 하인리히 >에게 보내는 편지도 아니었고, < 니나 > 자신의 속 내를 정리한 일기도 아니었습니다. 그 종이 위에 가득히 써 있는 것은 바로 그날 아침까지 마감해서 보내야 할 < 신문 연재 소설 > 이었습니다. 우리 T.V., 소설, 주변에 보이는 失戀한 사람들의 모습은 어떻한지 주의하여 보십시오. 그들 대부분은 생의 현실에서 완전히 도피하는 것을 봅니다. 이 게시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