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예화 117. 外貧內華, 外華內貧 나는 전에 내 아버지 장로님께로부터 중국 사람은 장사를 하는데 우리하고는 좀 다르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어떻게 다르냐 하면, 중국 사람 가게를 가보면 밖에 진열해 놓은 상품을 보면 신통치 않고 시시한 듯한데 그 안에 들어가면 다양한 상품이 있고, 더 안으로 들어가면 없는 게 없을 만큼 굉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이번에 중국에서 그 비슷한 느낌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심양 TRADERS HOTEL 옆. 한 중국 사람이 경영하는 식당에 가 보았습니다. 우리네 식당으로 말하자면 김치찌개, 된장찌개, 동태찌개, 육개장, 곰탕, 갈비탕, 설렁탕, 순두부 백반...식으로 다양하고 다양한 중화요리 메뉴를 빨간 아크릴 바탕에 하얀 글씨로 촘촘히 잔뜩 써 놓은 그런 식당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척 들어서니 작은 테이블이 네 개 있는데 한 두 테이블은 다른 중국인 손님들이 차지하고 있어 우리는 일행이 일곱이라 자리가 비좁으니 다른 집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몸을 돌쳐 나오려니까 중국 식당 꾸냥 아가씨가 몸짓으로 안으로 들어 가 보라고합니다. 우리는 그러마 하고 안으로 들어가니 기역자로 굽은 좁은 통로를 지나 돌아가니 거기는 입구에 있는 홀보다 서 너 배나 더 큰 홀에 넓다란 원탁이 대 여섯 개가 놓여 있고 또 한편에는 넓직한 별실이 네 개나 있었습니다. 바깥 쪽 홀의 규모로 보아서는 테이블 서 너 개 놓인 작은 식당 같았는데 그 안으로 들어 가보니 엄청 큰 식당이었습니다. 음식 메뉴도 밖에 써 놓은 것보다 훨씬 많은 다양한 음식 종류가 있었습니다. 아까 점심 때 심양의 음식 맛이 짜다는 것을 경험한 터라 소금을 적게 치라는 주문을 하고자 하였습니다. 피차 말이 통하지 않아 한자로 <飮食>이라 쓰고 음식이라는 글자에 화살표를 한 후 <少量 鹽 投入>이라 즉 내 딴에는 <음식에 소금을 조금만 투입하시오>라는 뜻으로 쓴 것인데, 꾸냥 아가씨가 <잘 알았다>고 끄떡이길래 내 말이 통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조금 있으려니까 이게 웬일입니까 꾸냥 아가씨는 만면에 웃음을 띄고, 하얀 접시에다가 소금을 조금 가져다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한 바탕 웃고 <주는 대로 먹기>로 하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점심때보다는 나았지만 우리 입맛에는 아무래도 짰습니다. 나는 이 집에서 <外貧內華> 곧 겉 보다 속을 중시하는 중국 사람 특유의 건강한 실리주의를 보았습니다. 앞으로 나의 삶은 <外貧內華>할지언정, <外華內貧>하여 빈대떡 신사처럼 매맞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깊이 굳게 다짐하였습니다. 이 게시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