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예화 165. 아르헨티나 장미 축제 둘은 사랑하였습니다. 이제 장미가 피는 날 결혼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세계 제2차 대전은 이 둘을 갈라놓았습니다. 남자는 포연 가득한 최전선으로 떠났고, 여자는 군복 만드는 군수 공장에서 중노동으로 시달렸습니다. 그 여자는 매 주일 편지를 썼습니다. 남자로부터 답장 한 장 없습니다. 그래도 여자는 매 주일이면 하나의 예배처럼 정성껏 쓴 편지를 2년이 넘도록 그 남자에게 부쳤습니다. 남자는 아무 답장이 없습니다. 아, 그대는 어느 이름 모를 고지에서 무명 용사로 산화하고 말았는가! 그 여자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새 삶을 찾기로 하였습니다. 마침내 전쟁은 끝나고, 여자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였습니다. 한편 그 남자는 그 여자의 편지 한 장 못 받았습니다. 최전방으로 뛰어다니다가 중상을 입고 야전 병원에 있었습니다. 치료도 신통치 않고,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남자는 허약한 상태에서 폐결핵을 얻고, 군대에서 제대하였습니다. 돌아 온 고향은 모두 잿더미입니다. 그 여자의 행방도 알 수 없습니다. 절망입니다. 그러나 그 남자는 병든 몸으로 그 여자를 찾아 헤매였습니다. 6월 어느 날 남자는 잔디가 잘 깎이고, 장미꽃이 너무너무 화사하게 피어있는 정원에 아기를 안고 있는 한 여인을 보았습니다. 바로 그 여자였습니다. 그 여인도 남자를 보았습니다. 그 남자입니다. 둘은 말없이 바라만 보았습니다. 두 사람의 말없는 凝視만으로도 두 사람은 자신들의 운명이 어떠한 것인가를 알았습니다. 며칠 후 두 사람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만납니다. 두 사람은 몇 년 전, 결혼식을 위하여 준비하였던 예복을 입었습니다. 남자는 까만 연미복, 여자는 하얀 드레스. 홀 밴드는 베사메 베사메무쵸, 베사매 베사메무쵸.....를 연주하고 두 사람은 하염없이 눈물 흘리며 그대와의 마지막 춤을 춥니다. 연주는 끝나 가는데 그 남자는 그 여자의 하얀 드레스 위에 장미꽃 같은 선홍색 피를 쏟았습니다. 그리고 남자는 그 여자의 품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하얀 드레스 위에 번진 피는 너무 선명한 장미꽃 같았습니다. 장미꽃 피는 날 결혼하기로 했던 두 사람. 전쟁이 두 사람의 운명을 갈라놓았고, 그 남자는 그 여자를 찾아 방방곡곡을 헤매고, 마침내 만나기는 하였으나 그 여자는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한 몸. 아, 비극적 사랑의 슬픔. 아르헨티나 그 남자의 도시 사람들은 해마다 장미꽃 피는 6월이면, 그 남자의 사랑을 기념하여 장미꽃으로 온 집을 장식하는 장미 축제를 열고 있다고 합니다. <자료 제공: 송요한 목사> 이 게시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