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인데다가 선생까지 된 까닭에 영광스럽게도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할 기회가 제법 많습니다. 설교, 강의, 강연 등이 그런 기회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고 난 뒤에 스스로는 허전함에 사로잡히는 수가 적지 않습니다. 설교를 듣고 은혜 받았다, 강의나 강연을 듣고 감동을 받았다고들 말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 맘속의 허전함은 엄청납니다. 제 나름대로는 정성을 다해 준비해서 열심히 말했는데도 그렇습니다. "이 모든 말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번에도 결국 말만 거창하게 늘어놓은 것이 아닌가?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기회가 한번이라도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더 낫지 않겠는가? ..." 이런 생각이 꼬리를 뭅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신나게 잘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은 청중을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합니다. 듣는 사람들도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정말 놀라운 말재주를 지닌 사람들입니다. 여러 시간 강의하거나 강연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혼자서 저렇게 오랫동안 말을 할 수 있을까 부럽기도 하지만, 제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혼자 오래 떠들기보다는 남들과 같이 한 자리에 앉아서 오손도손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고 난 뒤에 말로 다할 수 없는 허전함이 나를 엄습해오는 때가 적지 않습니다. <박동현 교수/장신대학교 구약학> 이 게시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