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사랑의 농장에는 모종들이 많이 자라서 오이와 상추와 배추를 밭에 옮겨 심기 시작하였습니다 . 며칠 걸릴 큰 작업인지라 항시 일하시는 분 외에 해맞이대학에서 형제 자매 열 분이 오전 7 시에 모여서 농장으로 왔습니다 . 오월의 계곡 숲은 상쾌한 산소를 내뿜고 아카시아 향까지 더하니 천국이 따로 없는 아침이었습니다 . 우리는 일을 시작하기 전 이 세상 어려움을 이겨나가고 멋지게 이 하루 땀 흘리자고 마음을 모아 파이팅을 한 후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 그런데 칠 순이 넘으신 노숙인 할머니가 걱정이었습니다 . 아침 산 언덕 걷기도 어려운데 낮에 뙤약볕에서 일한다는 것은 말도 안될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그래서 뜨겁기 전에 점심에 먹을 상추를 뜯도록 말씀을 드리고 해가 뜬 이후에는 나무 그늘 아래 천막 친 곳에 난 잔풀을 뽑도록 부탁했습니다 . 얼마 후 그 할머니 건강이 걱정 되어서 상추 밭엘 가보았더니 염소가 먹고 간 자국처럼 상추 뿌리만 남기고 싹뚝싹뚝 다 잘라버린 것이었습니다 . 한 손으로 휘어 잡고 단번에 한 그루씩 해치워버리는 것이었습니다 . 기가 찰 노릇이라 큰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기 직전에 입을 닫았습니다 . 마음을 가라앉히며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 “ 저 분은 분명 상추 한번 따보지 않은 사람이다 ! 그러지 않고서야 !......” 저는 다시 상추 따는 법을 가르쳐 드렸습니다 . 그랬더니 미안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시는 것이었습니다 . 그 후 우리 모두는 꽃보다 푸름이 아름다운 5월 나무 그늘 아래서 상추쌈으로 어느 인생 부럽지 않은 한판 점심 잔치를 벌였습니다 . 그리고 오후 하루 일과를 다 마치며 모여서 감사 기도를 한 후에 봉투에 감사하다는 글과 함께 3 만원씩 넣어 모든 분들께 드렸습니다 . 점심 이후에 온 젊은 친구도 역시 마찬가지로 주었습니다. 그것은 우리 사랑의 농장 불문율입니다. 이의를 제기하는 이가 이젠 없습니다. 그 후 남성들은 사랑의 농장에서 걸어서 정류소까지 가도록 하고 여성 세 분은 제 차에 태워 교회까지 모셔 드리겠다 하였습니다. 그런데 차 안에서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 할머니께서 돈 봉투를 잃어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 평소 하루 이 교회 저 교회 다니며 구제금을 모으면 5 천 원 정도인데 3 만 원을 잃어버렸으니 보통 일이겠습니까? 저는 하도 딱해서 다시 드리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 그런데 일순간 단념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 저는 순간 “ 어찌 그리 체념도 쉽게 하시는지 ……”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윽고 교회 주차장에 이르러 차에서 내린 후 돈봉투를 다시 찾아보시고 결과를 제게 알려 달라고 하였습니다 . 지니고 다니시는 전재산인 세 개 보따리를 다 열어서 살피기 시작하였습니다 . 오래지 않아 할머니는 제 목양실로 들어오시는데 환한 얼굴이었습니다 . “ 목사님 , 찾았습니다 !” 웃으며 탄성을 지르시는 것이었습니다 . 그리고는 제 손에 만 원을 쥐어주는 것이었습니다 . “ 이거 감사 헌금입니다 ! 찾았어요 ! 고맙지요 ! 제 이름으로 감사헌금 드려주세요 !” 그리고는 이내 도망치듯 가버리시는 것이었습니다 . 붙잡을 새도 없었습니다 !<계속> < 이주연 > *하루 한 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현자는 재능을 뽐내지 않아, 다만 어리석어 보일뿐입니다. (大智若愚 假痴不癲) *사진-산마루 사랑의 농장 산방 기도실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 > 이 게시물을